프루스트 사유하기 III
살롱에 관하여

아름다운 시절, 우아한 대화
벨 에포크(Belle Époque). 프랑스 혁명과 제1차 세계 대전 사이, 찰나 같은 황금기를 사람들은 그렇게 불렀습니다. 세상의 고단함이 아닌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 나누던 시절, 살롱은 향기로운 대화가 흐르는 공간이었습니다.
프루스트도 살롱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는 단순한 손님이 아닌 관찰자였죠. 문화와 일상, 예술과 권력, 사랑과 허영이 교차하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 그 너머의 본질을 포착하고자 했습니다.
살롱에서는 직접적인 표현보다 비유, 위트, 침묵으로 만드는 분위기가 큰 힘을 발휘했는데요. 프루스트는 사람들의 미묘한 감정을 민감하게 감지하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속 인물을 만들어갔습니다.
취향으로 말하는 사람
프루스트와 살롱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바로 마담(Madame)입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속에서 게르망트 공작 부인, 마담 베르두렝은 기억과 욕망, 아름다움을 주도하는 입체적 인물로 그려집니다.
마담은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는 인물은 아니었지만 공간을 통해 말했습니다. 테이블에 놓인 꽃 장식, 은은한 향기, 따뜻한 조명, 모든 것에 취향을 담았습니다. 창가의 커튼 한 자락까지도 마담의 선택이었죠.
마담은 스스로가 가진 고유한 리듬을 공간에 그려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분위기가 당대 지식인, 예술가들의 문장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벨 에포크의 감수성은 마담의 취향이 가득한 살롱에서 만들어졌죠.
취향이란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에 그치지 않습니다. 자꾸만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것, 자꾸만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은은한 꽃 향기와 함께 마담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나요?”
셀바티코의 향기를 통해 당신의 취향에 한발 더 다가가길 바랍니다.
글 | 정원진 에디터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살롱 드 파리에 벨 에포크 시대의 클래식하고 로맨틱한 감성에 더해, 자유로움을 담는 것이었습니다.
독립적이고 우아한 여성들이 저에게 큰 영감을 줬죠."
- 조향사 아멍딘 갈리아노 인터뷰 중